레진코믹스

1. 정치인, 기업인으로서의 페레즈

마드리드 공과대학을 졸업 후 토목공학자로서 경력을 쌓았으며, 한편으로는 스페인의 민주화 과정을 이끈 중도민주연합 소속되어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마드리드 시의회 의원과 시 정부의 요직을 역임했다. 하지만 이후 개혁민주당을 창당해 총선에 나섰으나 단 한 석도 얻지 못하자, 그는 정치인의 길을 포기하고 경영인의 길로 나아갔다.

1983년 그는 Construcciones Padrs, S.A.의 CEO가 되었다. 이후 기업 합병을 통해 세계 1위 건설회사인 ACS를 탄생시켜 현재까지도 초대 이사장이자 최고 경영자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2. 화려한 영광 속, 흔들리는 레알 마드리드

13대 회장 라몬 멘도사의 주도 하에 1994년 5월 7일, 리모델링을 끝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당시 가장 현대적인 시설을 자랑했다. 하지만 2년 간 약 50억 페세타의 비용이 발생했고, 구단은 과도한 부채(94년 1월 22일 당시, 약 73억 7500만 페세타)를 지게 되었다. "일을 벌리고 대책도 없이 도망치는 비겁한 사람이 난 아니다."라고 기자회견에서 말했었던 라몬 멘도사는 당시 부회장이었던 로렌조 산스와의 마찰로 인해 결국 9장의 자필 원고를 기자회견에서 밝히며 사임한다.

회장 대행으로서 직을 이어 받은 로렌조 산스는 부채탕감이라는 지상과제를 부여받았고, 1996년 1월 약 30억 페세타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시킨다. 그는 이 공을 인정 받아, 1996년 2월 5일 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된다. 크루이프가 이끄는 숙적 바르셀로나의 드림팀 1기에 짓눌려 있던 레알 마드리드를 다시 유럽 최정상으로 올려놓기 위해, 로렌조 산스는 셰도르프, 호베르투 카를로스, 일그너를 영입했으며, 심지어 수케르와 미야토비치는 자신의 사비를 털어 영입했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1998년, 2000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이뤄낸다.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쟁하며, 챔피언스 리그에서 약 30년간의 침묵을 끝내고 마드리드에게 1998년, 2000년 유럽의 왕좌를 선물한 로렌조 산스 회장의 재선 성공을 의심하는 이는 마드리드에 거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페레즈의 눈에는 그가 사랑하는 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무너져가고 있었다.

이에 그는 1995년 낙선의 아픔을 무릅쓰고 2000년 회장 선거에 다시 입후보한다.

2편에서 계속

"페레즈 회장 얘기를 하라고요?그는 참 희한한 인물이죠.

플로렌티노 페레즈는 거대 다국적기업을 운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를 운영했어요.

건설사업이 그 사람 인생의 줄글이었다면 레알 마드리드는 시였어요.

건설 회사를 운영할 땐 치밀한 계산에 따라 운영했다면 레알 마드리드에선 속박을 벗어나 자유롭게 일했죠, 거친 아이처럼요."

존 칼린 인터뷰에서 발췌, 베컴[다큐멘터리]. 넷플릭스.